“가정집서 자주 쓰는 ‘폼블럭’ 화재에 취약” 국립소방연구원

입력 2021-04-25 12:20
2018년 11월 30일 1명이 사망하고 66명이 부상을 입은 경기도 수원 골드프라자 화재사고. 경기소방본부 제공

뛰어난 단열성능으로 일반 가정집에도 많이 부착된 단열벽지(폼블럭)가 화재에 취약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소방연구원은 25일 화재안전 성능을 비교·분석한 결과 단열벽지가 일반벽지, 방염벽지보다 발열량과 화염전파속도 등 화재위험성이 월등히 높았다고 밝혔다.

단열벽지는 벽돌로 쌓아놓은 모양의 합성수지 벽지로, 단열성능이 뛰어나고 시공이 간편해 가정집에도 많이 부착돼있다. 하지만 방염(가연성 물품의 연소를 지연시키기 위한 화학처리한 것) 및 난연(쉽게 타지 않는 것) 성능이 없어 다중이용업소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2018년 1명이 사망하고 66명이 부상을 입은 경기도 수원 골드프라자 화재사고 당시 통로에도 단열벽지가 설치돼 있었다. 연구원은 이처럼 대형화재 현장에 단열벽지가 부착돼 있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며 관련한 화재위험성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연소 시 발생하는 열량은 단열벽지가 11.2 MJ(메가줄)/㎡로 일반벽지(2.0 MJ/㎡)보다 약 5.5배 높았고, 방염벽지(3.3 MJ/㎡)에 약 3배 이상 높았다. 연소 시 발생하는 열량이 높을수록 화재위험성이 커진다.

평균연소지속열은 단열벽지가 0.3 MJ/㎡로 방염벽지(3.4 MJ/㎡), 일반벽지(2.5 MJ/㎡)보다 낮았다. 평균연소지속열이란 연소가 지속되기 위해 필요한 단위면적당 평균 열량으로, 값이 낮을수록 화염전파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 또한 단열벽지가 다른 벽지에 비해 압도적으로 화재위험성이 높은 것이다.

방염 성능시험 결과 단열벽지와 일반벽지는 방염성능이 전혀 없었다.

이창섭 국립소방연구원장은 “단열벽지는 화재위험성이 높아 이를 사용함에 있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화재발생시 피난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현관문과 같은 출입 통로에 단열벽지를 부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