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함 영아 유기’ 친모 “임신 사실 뒤늦게 알았다”

입력 2021-04-25 12:02 수정 2021-04-25 13:39

부산의 한 아파트 복도 배전함에서 갓 태어난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기 시신을 유기한 20대 친모를 긴급체포했다. 친모는 경찰 조사에서 출산 1주일 전에야 임신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했다.

24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사하구의 한 아파트 22층 배전함에 남자 영아의 사체가 발견됐다. 시신은 쇼핑백 안에 담겨 있었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CTV 등을 분석해 친모 A씨(25)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산 1주일 전쯤 배에 혹이 생긴 줄 알고 병원에 갔다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또 자신의 원룸에서 혼자 아기를 낳았고, 출산 후 아기가 숨지자 이튿날 시신을 유기했다고 말했다. A씨가 임신과 관련해 산부인과 진료를 받은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출산 직후 실신해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아이는 숨진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체 유기 혐의에 대해선 “지인이 거주하는 아파트 배전함에 시신을 잠시 넣어둔 것 뿐, 나중에 다시 와서 데려가려고 했다”며 부인했다.

A씨가 시신을 유기한 곳은 A씨 부모님이 사는 아파트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미혼모로, 부산시내 한 원룸에 혼자 살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했다.

A씨는 아이의 아빠로 추정되는 남성에 대해 “헤어진 지 오래된 상태”라고 진술했다. 또 이 남성의 신원에 대해서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숨진 영아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 부검 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경찰은 A씨에게 영아 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또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추가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