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헤매던 고양이 한 마리가 등산객들을 따라 해발 3000m 높이의 산 정상에 올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피플 매거진 등 외신은 1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가장 긴 스키투어 코스로 뽑히는 브르스텐산 등정에 나선 시릴 로러(24)와 에릭 로러(24) 부부,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 부부는 만반의 장비를 갖추고 새벽부터 산을 오르던 중, 어두운 숲에서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소리에 발을 멈췄다.
시릴은 “새벽 4시30분쯤 해발 1200m 지점에서 고양이가 나타났다”며 “너무 놀라고 무서웠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부부는 고양이를 뒤로하고 산을 계속 올랐으나 고양이는 이들의 뒤를 계속 쫓아왔다. 해발 3073m인 브리스텐산은 봄에도 눈이 쌓여 있을 정도로 높고 험준한 산으로 알려져 있다. 고양이는 험한 산길에도 불구하고, 부부의 뒤를 졸졸 따라왔다.
이에 시릴은 “산길을 오르는 동안 고양이를 떼어놓을 수가 없었다”며 “자세히 보니 고양이가 추위에 떨고 있었고, 눈 때문에 발에서는 피가 나고 있었다”고 했다. 부부는 아픈 고양이를 외면할 수 없어 결국 고양이를 품에 안고 산 정상까지 올랐다. 산 정상까지 올라간 고양이는 이후 다른 등산객들과 함께 산을 내려왔다고 한다.
이 고양이는 인근 주민이 키우던 반려묘였고, 집을 나온 지 나흘 지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릴은 “이 고양이가 이전에도 등산객들을 따라 세 차례나 산 정상에 올랐다”면서 “동물은 인간보다 강하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