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동물원에 사는 북극곰이 관람객이 장난삼아 던진 고무공을 삼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19일 러시아 스베르들롭스크주 예카테린부르크의 한 동물원에서 생활하던 생후 25년 된 북극곰 ‘움카’가 우리 안에서 아침을 먹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
심상치 않은 움카의 상태에 수의사들은 신고를 받은 지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북극곰은 이미 죽은 상태였다.
부검 결과 북극곰의 배 속에서는 작은 고무공이 발견됐다. 동물원 측은 움카가 관람객이 장난으로 던진 고무공을 삼킨 뒤 호흡 및 소화 장애 등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현지 매체를 통해 “비극적인 사건을 일으킨 관람객을 찾아내 책임을 물을 계획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이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면밀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부 관람객이 동물에게 이물질을 던져 이런 슬픈 일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움카는 어린 시절 밀렵꾼들에게 어미를 잃어 고아가 된 북극곰이다. 러시아 최동단 지역의 마을을 떠돌며 버려진 음식을 주워먹으며 살다 개 무리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던 중 현지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동물원에서 생활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움카의 죽음에 한 사육사는 “세상을 떠난 움카도 안타깝지만, 이 북극곰과 함께 생활했던 다른 북극곰 ‘아이나’도 우려된다”며 “북극곰이 성체가 된 이후 함께 어울리는 일은 흔치 않은데 두 마리는 한 우리에서 서로 의지하며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사육사들은 홀로 남은 아이나가 우울한 기색이 역력해 보이자 더욱 신경 써서 아이나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