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투기 논란에 기성용 “돈 좇았다면 중국 갔을 것”

입력 2021-04-23 14:06


프로축구 FC서울 선수인 기성용이 자신과 부친과 관련한 땅 투기 의혹에 “무지에서 비롯된 명백한 제 잘못”이라며 고개 숙였다. 과거 고연봉을 제시한 중국 구단에 가지 않았던 것을 언급하면서 투기를 목적으로 땅을 매입한 것이 전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기성용은 23일 인스타그램에 “또 다시 이 공간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게 될 줄 몰랐는데 참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 뿐이다.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 하는 것보다 이 공간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명확히 전달이 될 것 같아 글을 올린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키게 되어 정말 죄송하다”며 최근 보도된 땅 투기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올렸다.

기성용와 부친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은 최근 농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됐다. 기 전 단장이 2015∼2016년 영농계획서를 내고 광주 금호동 14개 필지 1만5442m²의 농지를 58억 원에 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성용이 당시 해외 리그에서 활동 중이었기에 농사를 짓겠다는 약속인 농업경영계획서가 허위가 아니겠냐는 의혹이 일었다. 해당 땅은 중장비 차고지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땅을 매입하고 1년이 지나 이 땅의 일부가 민간공원 특례사업 부지에 포함되면서 12억 원을 보상받았다.

기성용은 “2016년도 아버지께서 축구 꿈나무 양성을 위해 축구센터를 해보자고 제안하셨을 때, 좋은 일이라 생각해서 동의했고 한국에 계신 아버지께 모든 걸 일임했다”며 자신은 당시 해외 구단과 국내 대표팀 등으로 바쁘게 활동하던 중이었다고 했다. “아버지께서 이제껏 그러셨듯 잘 진행하실 거라고 생각했다”며 “땅을 사는 것이 전혀 문제될 거라 생각해 보지도 못했고 농지가 있었는지 농지가 문제가 되는지 조차 몰랐다”고 했다.

기성용은 최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하려고 연락한 기자를 통해 농지가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돈만 좇아 살려고 했다면 같은 해 중국에서 큰 액수의 오퍼가 왔을 때 분명히 흔들렸을 것이고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돈이 주는 행복보다 더 중요한 가치 있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런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발버둥 치는 제가, 정말 땅이 불법인 것을 알았고 투기목적으로 매입하려고 했었다면 스스로에게 부끄러울 것이고 제 삶의 목적이 무너지는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기성용은 “무슨 말씀을 드리던 이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잘못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는 더 철저히 스스로 모든 것들을 검토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수사에도 진실되게 잘 임하겠고 처벌도 달게 받겠다”며 “FC서울 구단과 팬들께도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앞으로 선수생활에 더욱 전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