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한 중국 여성이 제기한 ‘브레이크 결함’ 주장에 맞서 충돌사고 직전 차량의 속도가 줄었다는 주행 데이터를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주행 데이터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여론이 악화되자 재빨리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3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데일리에 따르면 전날 테슬라는 브레이크 결함을 주장 중인 여성 차주 장(張)모씨의 주행 데이터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장씨는 지난 2월 아버지가 모델3 차량을 몰다 브레이크 결함 탓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19일에는 상하이 모터쇼에서 전시된 테슬라 차량의 지붕 위로 올라가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번에 테슬라가 공개한 주행 데이터에는 충돌이 발생하기 전 30분 동안의 주행 이력이 기록돼 있었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사고가 난 모델3 차량은 시속 118.5㎞로 달리다 충돌 직전에는 시속 48.5㎞까지 속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가 정상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가 줄었다는 얘기다.
테슬라는 “주행 데이터에 따르면 충돌 전 30분 동안 브레이크가 잘 작동했음을 알 수 있다”며 “중국 규제 당국과 함께 관련 조사를 위해 전적으로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측은 장씨에게도 이 주행 데이터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는 중국 내 불매운동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즉각 반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측은 장씨의 기습시위 이후 테슬라를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중국 내 주류 언론들의 공격은 물론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