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최근 백신 부족 논란에 대해 “6월 말까지 지켜보고 문제를 제기해도 늦지 않은데 성급하게 백신 관련 국민 불안을 조성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23일 CBS 김현정과의 뉴스쇼에서 인터뷰에서 “뉴질랜드와 호주, 대한민국 중에 우리 대한민국이 백신 접종에 있어 앞서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OECD 국가 중에서 방역을 비교적 잘한 나라로 평가받는 게 한국과 뉴질랜드, 호주”라며 “이들이 접종을 시작한 시기가 공교롭게 2월 말이다. 나름대로 그 정부들은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좀 보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환자가 엄청나게 많았던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과 영국과 이스라엘 아니냐”며 “그 나라들이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했고 또 지금 진도가 가장 빠르다. 그런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진행자가 6월 말까지 예정된 1200만명 접종이 어려운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그 걱정은 정부가 하고 있다”며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1차 접종과 2차 접종 사이에 시간차가 8주~12주”라며 “2차 접종할 분량을 1차 접종에 먼저 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하반기 물량 부족과 관련해)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물량에 대한 걱정은 정부에 맡겨두라”며 “정부가 계획을 갖고 하고 있는데 왜 자꾸 안된다고 말하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11월 집단 면역 계획도 현재 수급 상황에서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미국이 백신 수급 문제로 모더나 백신 등을 타국에 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 정 전 총리는 “계약된 게 있고 또 언제까지 납품하겠다는 약속도 있다. 만약 미국이 금수조치를 취한다면 그걸 가로채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이건 깡패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어 “백신은 미국인들만 위해 있는 게 아니다”며 “미국이 어떤 그런 깡패짓을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정 전 총리는 대선 출마에 대해선 “아직 결심을 밝힐 준비나 타이밍은 되지 않았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5월쯤에는 아마 보고드릴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현재 여권에서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야권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서도 견제구를 날렸다.
우선 정 전 총리는 이 지사가 러시아에서 만든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에 “우리가 계약한 물량이 7900만명분”이라며 “남으면 누가 책임지나”고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아직 러시아 백신 도입을 검토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이 지사가 스푸트니크V 공개 검증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이 지사는 중대본의 일원이다. 중대본에서 그런 문제를 얘기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지사의 요청이) 번지수가 틀렸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 윤 전 총장에 대해선 “정치적 중립성이 검찰은 가장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라며 “자기 임기도 다 안 마치고 중간에 사임해서 정치로 직행한다? 그걸 곰곰이 생각해 보면 국민께서 계속 박수를 치실까 (싶다)”고 비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