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기에 별 1개 추가?…워싱턴DC 주 승격안 하원 통과

입력 2021-04-23 06:34
미국 의회의사당. 로이터연합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를 51번째 주로 승격하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그간 워싱턴 DC는 의회가 직할권을 가지는 지역이란 이유로 다른 주에 비해 참정권 등 여러 부분에서 차별을 받아왔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51’로 명명된 워싱턴 DC 승격 법안이 23일 216대 208로 하원을 통과했다.

워싱턴 DC가 주가 되면 알래스카와 하와이가 주에 포함된 1959년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주가 등장하게 된다.

주의 명칭은 서부 지역의 워싱턴주와 구별하기 위해 '워싱턴더글라스주'로 결정됐다.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과 노예 출신 노예 해방론자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이름을 딴 것이다.

다만 워싱턴DC가 주로 승격해도 백악관과 의사당 등 연방정부 기관이 밀집한 중심가 2제곱마일 규모 지역은 연방정부 관할 특별구역으로 남게 된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주 승격 법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신화연합

워싱턴DC를 주로 승격하는 법안은 지난해 6월에도 하원 관문을 통과했지만 당시엔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반대로 흐지부지된 바 있다.

이번에도 공화당은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등을 동원해 강하게 상원에서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50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캐스팅보트를 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소속이다. 다만 필리버스터 무력화에는 60석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하원의원은 인구 비례로, 상원의원은 각 주별로 2명씩 선출되는데 워싱턴DC는 흑인 인구가 거의 절반이라 민주당 지지 성향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즉,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민주당은 하원의원 최소 1명, 상원의원 2명 정도는 늘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현재 워싱턴 DC에는 본회의 투표권이 없는 하원 대표자만 1명 있다.

반면 민주당 출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주 승격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DC의 주 승격을 강력히 지지하며 대통령과 행정부가 법안 통과를 위해 의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하원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해당 법원이 통과됐지만 공화당 의원들 중 이 법을 찬성한 사람은 없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