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남성이 신발에 카메라를 안 보이게 달아 신고 다니며 일반인을 불법 촬영해 최소 250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최종 재판부는 사회봉사 3년을 선고했다.
21일(현지시간) 메트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차드 와일리(32)라는 이름의 남성은 2019년 6월부터 8월까지 약 2개월 동안 우스터셔 지역 일대에서 몰래카메라 범행을 저질렀다.
이 남성은 자신의 신발에 ‘고프로’ 카메라를 넣고 눈에 띄지 않도록 직접 개조했다. 와일리는 이 ‘카메라부츠’를 신고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옷을 입지 않은 채 돌아다니는 모습이나, 성관계 동영상 등을 불법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범행 장소는 주택가부터 도로, 옷 가게까지 제한이 없었다. 2019년 8월 우스터에 있는 대형 의류판매장에서 여성들의 모습을 동의 없이 촬영하던 와일리는 한 10대 소녀에 의해 범행이 발각됐다.
당시 16세였던 소녀는 쇼핑 중 카메라의 ‘찰칵’ 소리를 들었고, 이를 매장 직원에게 알렸다. 이후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이용해 와일리가 일하는 우스터대학에서 그를 체포했다. 조사 결과 와일리는 대학의 교직원으로 일하며 두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경찰은 그의 카메라와 컴퓨터에서 무려 6436장에 달하는 사진과 카메라가 드러나지 않도록 개조한 신발 두 켤레 등을 발견했다. 피해 사실이 확인된 여성은 250명으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까지 합치면 더 많은 여성이 피해 사실도 알아채지 못한 채 피해를 본 셈이 된다. 다만 해당 동영상과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정황은 없었다.
현지 법원은 지난 19일 열린 최종 재판에서 와일리에게 3년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법정 구속 상태에서 풀려난 그는 피해자에게 750파운드(약 117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또 재판부는 5년간 성범죄자 등록부에 신원을 공개하고, 재판이 끝난 직후부터 4개월간 통금 시간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 재판을 맡은 마틴 잭슨 판사는 “이 범죄는 오로지 자신의 성적 만족을 위한 것이었다. 특히 고프로 카메라를 사용하고 신발에 넣어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등 상당히 계획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중에는 10살 된 어린 사촌을 데리고 처음 쇼핑에 나온 10대 소녀도 있었다”며 “다만 리차드 와일리는 자신의 범행에 대해 일체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판시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