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대사 사과문도 논란…“왜 반말이냐” 누리꾼 시끌

입력 2021-04-22 17:48
벨기에 대사 부인 폭행하는 모습. MBC 보도화면 캡처, 주한 벨기에 대사관 페이스북 캡처

주한 벨기에 대사 아내의 폭행 논란에 대해 벨기에 대사관이 내놓은 공식 사과문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주한 벨기에 대사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는 22일 옷가게 직원 2명을 때려 공분을 일으킨 피터 레스쿠이에 벨기에 대사 부인과 관련한 사과문이 올라왔다. 대사 부인이 한남동 옷가게에서 직원 2명의 머리와 뺨을 때린 사실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이다.

벨기에 대사관 측은 “4월 9일 벌어진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사과를 전했다. 이어 “사건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므로 주한 벨기에 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코멘트나 인터뷰를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대사 부인은) 지난주부터 지금까지 뇌졸중으로 입원 치료 중으로, 현재 경찰 조사에 임할 수 없는 상태”라며 “대사 부인이 하루 속히 건강을 회복하고 경찰 조사에 협조해 불미스러운 일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해당 사과문은 영문과 이를 그대로 번역한 국문 버전이 함께 올라왔다. 한글로 번역된 사과문 부분은 통상적인 사과문에 쓰이는 경어체 문장 대신 딱딱한 번역체 어투로 돼 있었다.

벨기에 대사관 페이스북이 이전 게시물에서 경어체를 사용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사과문에 달린 누리꾼들의 반응. 페이스북 갈무리

이에 누리꾼들은 “일주일 만에 올라온 사과문인데 형식도 갖추지 않고 예의도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용서를 구하는 데 있어서는 ‘시기’와 ‘형식’이 중요한데 벨기에 대사관은 둘 다 놓쳤다”며 “초등학생이 썼더라도 위 문장보다는 잘 썼을 텐데. 무성의하다”고 분개했다.

또 몇몇 누리꾼은 “해당 사건이 벨기에 현지 언론에도 기사화됐다”며 “아마추어 같은 대처가 벨기에 국가와 국민 이미지 추락에 한 몫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밖에도 “벨기에라는 나라의 이미지가 아주 나빠졌다” “영문 버전에는 ‘사과한다’라고만 하고 ‘피해자에게’라는 단어는 빠져있네. 작지만 중요한 차이” “사과문의 기본을 모른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