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방장관, 6월 ‘샹그릴라 대화’서 만남 성사될까

입력 2021-04-22 16:37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 세 번째부터)과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 세 번째부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 리셉션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욱 국방부 장관이 오는 6월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다자안보 회의인 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미·일 국방장관과의 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공식적으로 일정이나 아젠다(의제)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샹그릴라 대화) 관련 준비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행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됐지만 올해는 예정대로 열릴 것이란 관측이다.

샹그릴라 대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의 안보 사령탑들이 모이는 행사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돼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응 엉 헨 싱가포르 국방장관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효과적인 코로나19 안전 조치가 취해지고 있고,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인 만큼 올해는 샹그릴라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장관은 이번 행사 참석 일정을 고려해 지난 16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차 접종을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16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차 접종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올해 대화 의제로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지역 안보 질서, 환경과 안보, 아태 지역 안보 협력 강화 등이 꼽힌다.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현안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샹그릴라 대화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만큼 향후 한반도 안보 협력을 미리 내다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서 장관은 지난달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이후 샹그릴라 회담을 계기로 한·미·일 고위급 정책협의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적으로 경색된 대일 관계와는 별개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3자 협력’이라는 큰 틀에서라도 군사 교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열린 샹그릴라 회담에서는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전 일본 방위상이 40분가량의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냉각된 국방교류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현재 한·일 안보협력은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1994년 이후 정례 회담을 진행해 온 양국 국방장관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여부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2019년 11월 이후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