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나서자…김어준 “MB정부 정연주 찍어내기 같아”

입력 2021-04-22 15:59
방송인 김어준씨. 뉴시스

‘고액 출연료’ 논란에 휩싸인 방송인 김어준씨가 감사원이 사전 조사 성격으로 TBS를 방문한 것에 “일개 진행자 때문에 감사원이 특정 기관을 감사한 사례가 역사상 있었느냐”며 반발하고 나섰다.

김씨는 22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특정 정치 세력이 마음에 안 드는 진행자를 퇴출하려 하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TBS에 따르면 앞서 감사원은 지난 20일 TBS에 김씨의 출연료 논란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이튿날 TBS를 방문해 김씨의 출연료 근거 규정, 결재 서류, 최종 결정자 확인 등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 때 정연주 KBS 사장을 찍어내기 위해 감사원을 동원했던 것과 같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프로그램이 한 해 거두는 협찬 수익이 TBS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전체 제작비와 맞먹는다는 점을 짚었다. 김씨는 “한 해 30억원대였던 해당 수익을 100억원대까지 끌어올렸다”고 덧붙이고 “그 시점에서 출연료 이야기는 끝나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 전경. 뉴시스

언론노조 역시 이날 성명에서 “김씨의 출연료 책정 문제가 감사원 감사 범위에서 제외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20일과 21일 벌어진 사태는 납득하기 어려운 지역 공영방송 TBS에 대한 독립성 침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백번 양보하더라도 서울시 출연기관인 TBS에 대한 감사는 서울시 공공 감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야권에선 김씨의 출연료가 과다하다는 점 뿐 아니라 출연 계약이 서면이 아닌 구두로 이뤄졌다는 점, 출연료 지급 과정을 둘러싼 의혹 등을 전방위적으로 제기해왔다. 김씨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전날 방송에서 “내 출연료와 관련해 계속 기사가 나오는데 이게 나라가 망할 일인가. 출연료의 세금 처리 문제는 없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