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칭찬에…태영호 “북한식 표현으로 ‘우라까이’ 중”

입력 2021-04-22 15:33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여야를 통틀어 제정신 가진 정치인은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밖에 없다”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호의적인 평가에 대해 태 의원이 입을 열었다. 태 의원은 “‘태영호가 제정신’이란 평가보다 ‘태영호 보좌진이 제정신’이라 하는 게 정확한 평가”라고 보좌진들에 공을 돌렸다.

태영호 페이스북 캡처

태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 전 교수의 칼럼 ‘태영호만 제정신이다…이대녀를 보는 여야의 착각’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태 의원은 “사실 요즘 사람들이 나보고 어떻게 북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랩, 막춤, 태록홈즈, 먹방 소통 라이브 등 참신한 아이디어로 시장 선거 지원 유세를 할 수 있었는지, 선거 후 20대 여성들의 표심과 관련한 감각은 어디서 얻었는지 물어본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쑥스럽다. 북에서 온 지 5년 차밖에 안 되고 내년에는 60세가 되는 나에게서 이런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올 리 없다”며 “나의 특허권이란 오직 항상 보좌진과 소통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실천해 보는 것 뿐이다”고 밝혔다.

태영호는 지난 17일 본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먹방소통방송'을 진행했다. 유튜브채널 태영호TV 캡처

이어 태 의원은 “나는 이번 시장 선거 지원 유세 시 출퇴근, 점심시간이 오면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을 찾아가 목이 터져라 정부와 여당을 질타했다. 그런데 20대 비서들이 내 연설을 들어봐야 신문 사설을 그대로 반복하는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것뿐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별로 쳐다보지 않는다면서 좀 즐겁고 유쾌한 선거운동 방식으로 일단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며 “대다수 정치인은 관행에 젖어 있지만 20대 보좌진은 실용적으로 고찰하는 것이다”고 적었다.

태 의원은 진 전 교수가 인용한 자신의 글도 보좌진의 공으로 돌렸다. 태 의원은 “페북에 ‘20대 여성들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올린 것도 사실 내 아이디어가 아니다”면서 ‘정책’을 강조하려던 글을 20대 여성 비서가 지금의 글로 바꿨다고 전했다.

더불어 태 의원은 “한국에서는 기자들이 다른 신문사의 기사 내용 중 핵심을 약간 돌려서 쓰는 것을 ‘우라까이’라고 한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완전히 뒤집는다, 계획을 처음부터 완전히 바꾼다는 표현이 ‘우라까이’”라며 “나는 지금 보좌진의 요구에 순응하면서 북한식 표현으로 본다면 ‘우라까이’하고 있는 중이다. 국민과의 소통에서 첫걸음은 보좌진과의 소통이다”는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한편 진 전 교수는 중앙일보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한 이유가 여성 중심의 젠더 이슈를 향한 반발이라는 정치권 해석을 두고 ‘잘못된 진단’이라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20대의 마음을 이끌었다는 안도보다는, 왜 여전히 ‘이대녀’들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는 태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하며 “정치적으로도 올바르고, 전략적으로도 현명한 판단이다. 어떻게 남한에서 나고 자란 청년의 감각이 북한에서 온 노인의 그것만도 못한가”라고 태 의원을 추켜세운 바 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