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면 집어던져”…美거물 영화 제작자의 끔찍한 학대

입력 2021-04-22 11:09 수정 2021-04-22 13:47
AP뉴시스

미국의 거물 영화 제작자가 수십년 동안 직원을 상습 학대한 것이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예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제작자 중 한 명인 스콧 루딘은 현재 진행 중인 영화 및 연극 제작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겠다며 일선 퇴진을 선언했다. 최근 불거진 직원 학대 논란 여파다.

루딘은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소셜네트워크’와 브로드웨이 히트작 ‘앵무새 죽이기’ 등을 만들었고, 아카데미상과 토니상을 수십 차례 거머쥔 영화계의 거물이다. 하지만 루딘은 미 연예계에서 ‘보스질라’(상사를 뜻하는 ‘보스’와 괴수 ‘고질라’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악명 높았다.

그는 그동안 본인이 설립한 스콧 루딘 프로덕션의 직원들을 신체적, 정신적 학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심한 괴롭힘을 당한 한 직원은 극단적 선택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직원들은 그의 구체적인 학대 사례를 증언했다.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루딘은 2012년 비서가 비행기 좌석을 구하지 못하자 화가 나 애플 컴퓨터 모니터를 비서의 손을 향해 내리쳤다. 모니터 스크린은 산산조각 났고, 비서는 손에 피를 흘리며 응급실로 실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할리우드리포터 홈페이지 캡처

루딘 스콧 프로덕션에서 일하다 넷플릭스로 이직한 캐럴라인 루고는 “루딘은 (화가 나면) 회의실 창문에 노트북을 집어 던졌다”며 “한 번은 인사과 직원에게 유리 그릇을 던졌고 그 직원은 공황 발작으로 구급차에 실려 갔다”고 폭로했다.

2018~2019년 루딘의 비서로 일했던 라이언 넬슨은 “루딘이 직원에게 스테이플러를 던지고, 저능아라고 부르는 등 너무 많은 학대를 목격하고 경험했다”며 “끔찍했다”고 털어놨다.

로스앤젤레스(LA) 시의원 보좌관인 데이비드 그레이엄 카소는 SNS에 자신의 동생 케빈이 2008년부터 8개월 동안 루딘에게 학대를 당했고, 불안과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다 작년 10월 사망했다고 밝혔다.

루딘의 학대가 세상 밖으로 알려지면서 배급사 A24는 그와 협력 관계를 중단했다. 또한 5만명이 넘는 회원을 둔 배우평등협회는 루딘을 비난하며 근로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 상태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