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남서부에 위치한 한 고급 호텔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 최소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테러는 분리 독립을 주장해왔던 무장단체들의 소행으로 추측되나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퀘타에 있는 세레나 호텔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폭발은 이 호텔 주차장에서 일어났다. 한 차량이 주차장에 진입한 이후 폭발물이 터졌고, 파키스탄 경찰은 자폭 테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차량 중 하나에 폭탄을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는 호텔에 머물고 있던 중국 대사를 겨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셰이크 라시드 아흐메드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대사를 포함한 중국인 대표단 4명이 이 호텔에 머물렀다”며 “중국 대사는 폭발이 일어났을 당시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외부에 나가 있었다”고 말했다.
발루치스탄주는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단체들의 공격이 지속돼 왔던 곳이다. 최근에는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위해 발루치스탄주에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막대한 규모의 중국 자금이 유입되면서 현지인들은 일자리를 빼앗겼고, 천연가스, 광물 자원 등 개발은 자신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테러 발생 이후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이번 자폭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테러를 감행한 명확한 이유 등은 밝히지 않아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지 언론들은 발루치스탄주에 발루치스탄해방전선(BLF), 발루치스탄해방군(BLA), 이슬람국가(IS) 추종 단체 등 여러 단체가 활동하고 있어 테러 주체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