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서울 캠퍼스의 한 동아리방에 무단으로 침입해 숙식을 해결하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최근 실직하고 머물 곳을 찾아온 그는 이 학교 졸업생으로 밝혀졌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21일 고려대 학생회관에 위치한 동아리방에 무단으로 들어간 남성 A씨(41)를 건조물 침입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지난 8일과 10일 두 차례 고려대생에게 동아리방 무단침입 사실을 들켰다.
지난 8일 신고 학생 B씨가 처음 A씨를 발견했을 때 그는 소파 위에서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또한 A씨의 옆에는 그가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매트리스 등 개인 침구류가 있었다고 한다. B씨는 “누구냐”고 물었고 A씨는 “이 동아리 출신 14학번 선배”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낯선 중년 남성으로 보이는 A씨에게 수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한 사이 A씨는 도망쳤다. B씨는 “동아리방을 살펴보니 사라진 물건은 없었고 다만 냉장고에 A씨가 반쯤 먹다 남긴 족발과 깻잎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틀 뒤 A씨는 또다시 해당 건물에 나타났다. 이번엔 A씨가 해당 동아리 옆 세미나실에서 또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학생들은 도망치려는 A씨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체포된 그는 “가출했는데 그냥 보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는 무직 상태의 고려대 졸업생”이라며 “동아리방 침입 당시 주취상태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다만 본인이 주장했던 것처럼 해당 동아리의 선배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 달 전쯤 가족과 마찰이 있어 가출했다”며 “(모교라) 옛날 생각도 나고 그곳이 와이파이도 잘 돼서 갔다”고 진술했다.
A씨는 현재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무단 침입혐의를 모두 시인했고, 경찰은 그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