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배 대리작사 사실이면…김창열 수억 배상 가능성”

입력 2021-04-22 05:14 수정 2021-04-22 09:35
가수 이현배(왼쪽 사진)과 김창열. 엠넷, 해당 소속사 제공

그룹 DJ DOC 이하늘(50)이 김창열(48) 작사로 알려진 곡을 친동생 고(故) 이현배(48)가 썼다고 주장해 ‘대리 작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김창열이 수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법적 견해가 제기됐다.

법무법인 선명 신홍명 변호사는 “이현배가 작사·작곡한 창작물이 존재한다면 그에 대한 저작권은 당연히 이를 창작한 이현배에게 존재한다”며 “저작권과 관련한 별도의 계약이 이현배와 김창열 사이에 없었다면 저작권법 제125조 등에 의거, 김창열이 작사가로 올린 수익 상당액 만큼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21일 텐아시아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신 변호사는 김창열이 이현배와 맺은 별도의 이익금 분배 계약이 없다면 손해액 추정 제도와 배상제도 등에 따라 손해배상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하늘의 주장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최대 10년간 김창열이 저작권 협회를 통해 받은 저작권료 가운데 상당액을 소송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저작권이 등록된 DJ DOC의 노래는 총 91곡이다. 김창열은 이 가운데 히트곡인 ‘DOC와 춤을’을 포함해 ‘에브리바디(EVERYBODY)’ ‘원 나이트(ONE NIGHT)’ ‘마음대로 해’ ‘무아지경’ 5곡의 작사가로 등록돼 있다. 김창열이 작사가로 등록된 곡 가운데 이현배가 공동 작사가로 이름을 올린 노래는 없다.

앞서 이하늘은 지난 19일 SNS를 통해 동생 이현배의 죽음에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김창열이 지은 노래 가사도 사실 현배가 썼다. (김창열은) 멜로디를 만들 줄도 모른다. 20년 동안 (이)현배가 가사를 써 줬다. (정)재용이에겐 미안하지만, 여덟 마디 중에 한 마디도 못 쓴다. 4집부터 (이)현배가 가사를 썼고 멜로디 라인도 다 짜 줬다”고 주장했다.

2010년 7월 27일 방송된 '승승장구'에 출연한 DJ DOC. KBS 2TV 제공

이하늘은 2010년 KBS 2TV 토크쇼 ‘승승장구’에 출연했을 당시 “신용불량 때문에 통장을 마음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며 “최근 통장을 확인해보니 저작권료가 1억2000만원 정도 들어와 있었다”며 “‘DOC와 춤을’ 작사가의 이름으로 김창렬을 올린 것을 후회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현배의 빈소는 지난 20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에 마련됐다. 리쌍 길, 리짓군즈 멤버 뱃사공, 블랭, 피타입, 보이비 등 연예계 동료들이 고인 가는 길을 함께했다. 김창열 역시 빈소를 찾아 추모했다. 상주인 이하늘은 조문 온 김창열에게 “얘기는 나중에 하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배는 지난 17일 제주 서귀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심장의 우심실 쪽이 늘어난 상태였으나 치명적인 외상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확한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하는 약독물 검사 이후 밝혀진다. 발인은 22일 오전 11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