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 “이재명, 남자라면 쌀 한 가마니라도 보내야”

입력 2021-04-21 20:40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한 배우 김부선 씨가 2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재판 출석 전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강용석 변호사.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배우 김부선씨가 21일 “부당한 일을 돈으로라도 보상받게 해달라”고 말했다.

서울동부지법 제16민사부(우관제 부장판사)는 이날 김씨가 이 지사를 상대로 낸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김씨는 법정에 출석해 “김영환 전 의원이 한마디 상의도 없이 사건을 터뜨렸고 그로 인해 저는 남편 없이 30년간 양육한 딸을 잃었다”며 “가족이 부끄럽다며 명절에도 연락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였던 김영환 전 의원은 TV 토론에서 경쟁자였던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을 언급한 바 있다.

김씨는 그러면서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인들 싸움에 말려들어 비참한 기분과 모욕감을 느낀다”며 “정치적으로 재판하지 말고 보상을 받게 해 달라. 그래야 살 것 같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또 재판장에 들어서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지사를 향해 “당신도 아들 둘이 있는데 우리 딸에게 부끄러워하고 감사해해라”며 “많이 아프다. 체중도 10kg이 빠졌다. 쌀이라도 한 가마니 보내야 남자 아니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도 했다.

이어 “후배 배우들에게 한마디 하겠다. 정치인에게 억울한 일이 있어도 밝히지 말아라. 거지 된다. 침묵해야 한다”며 “김부선처럼 인격 살해당하고 권력자에게 대항해 이렇게 되지 말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2018년 9월 ‘여배우 스캔들’ 의혹 당시 허언증 환자와 마약 상습 복용자로 몰려 정신적·경제적 손해를 입었다며 서울동부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또 이 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했지만, 이후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더 이상 시달리기 싫다”며 고소를 취하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스캔들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검찰이 불기소 처분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6월 2일 열린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