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백신 접종 후 사망 51명 중 26명이 ‘원인 미상’

입력 2021-04-21 16:04 수정 2021-04-21 17:00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신고된 사망 사례 51건 중 절반 이상이 사인 ‘미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접종 후 이틀 안에 사망한 건수도 절반을 넘겼다. 보건당국은 “백신과 사망의 인과성은 아직 확인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상 반응 후 사망한 사례가 속출하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21일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예방접종 부작용 관련 자료’에 따르면, 사망 사례 51건(지난 15일 0시 기준) 중 26건의 사인이 ‘기타 미상’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관이 작성한 사망진단서에 적힌 사인 기준이다.

앞서 질병청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사망 16건 중 사인 미상은 6건(37.5%)이라고 설명했다. 사망 사례가 누적되면서 사인 ‘미상’ 비율이 더 늘어난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인이 미상인 경우가 많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접종 후 사망에 이르는 시간도 짧아졌다. 지난달 29일 기준(16건) 접종 후 이틀 이내 사망한 경우는 7건(43.8%)이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기준(51건)에선 27건(52.9%)이 이틀 안에 사망했다. 일주일 이내로 범위를 넓히면 대다수인 43건(84.3%)이 해당된다. 천 교수는 “백신 접종 이틀 이내에 목숨을 잃을 정도로 중대한 건강 문제가 생긴다면 당연히 백신 영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망 51건 중에선 80대가 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9명), 90대(8명), 60대(7명), 70대(5명) 순이다. 기저질환(중복집계)으로는 고혈압 22건, 치매 18건, 당뇨 13건 등이었다. 중증 이상 반응을 보인 28명의 기저질환 조사에서도 고혈압 13건, 당뇨 12건, 치매 8건 등으로 비슷했다.

질병청은 아직 사망과 접종과의 인과성은 입증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족들은 “백신 접종 이후 사망에 이르렀는데 무엇을 어떻게 입증하란 말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가는 백신의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부작용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인과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너무 가혹한 것 같다”며 “일방적으로 맞으라고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7일 첫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를 열어 그간 신고 사례들의 보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단 피해조사반이 이미 인과성이 없다고 판단한 경우 보상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김판 전성필 송경모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