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들이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한 국제대회에 출전한 뒤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올림픽 개막일을 100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원활하지 않은 백신 수급이 국가대표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단계까지 다가왔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21일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단 일원 6명이 국내에서, 1명이 올림픽 세계 예선 출전을 위해 건너간 불가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확진자는 국내와 현지에서 각각 격리됐다”고 밝혔다.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단 일원 24명은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 예선 겸 시니어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고 지난 19일에 귀국했다. 그중 선수 5명과 트레이너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시설로 이동했다. 나머지 18명은 추가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한 24명 이외의 25명은 카자흐스탄에서 올림픽 세계 예선 출전을 위해 불가리아로 이동했다. 그중 선수 1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불가리아에서 격리됐다.
한국 레슬링은 카자흐스탄에서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 류한수,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김민석이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나머지 본선 진출자는 불가리아에서 결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단 내 집단 감염은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도쿄올림픽은 올봄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도 강행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정치권에서 올림픽 강행과 취소를 놓고 고심하는 정황도 전해졌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미 입국자를 파악하고 취재·중계진의 AD카드를 발급하는 등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단된 올림픽 종목별 예선도 서둘러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백신 보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올림픽 예선 출전자는 코로나19에 노출될 위험에 놓여 있다.
레슬링을 포함한 국내 선수단도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채 올림픽 예선을 위한 국제대회로 출전하고 있다. 체육회 관계자는 “국가대표에게 접종할 백신 확보를 놓고 질병관리청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선수들의 백신 접종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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