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관광객이 많게는 하루 4만명까지 몰리면서 제주지역 렌터카와 골프장 이용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업계는 성·비수기 가격 차가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관광객은 지출 부담이 크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제주 일일 입도객 수는 연일 3만5000명을 넘고 있다. 주말에는 4만명을 웃돈다.
지난 1월(46만명) 전년 동기(110만명) 절반에도 미치지 못 하던 입도객 수는 2월(79만명)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60만명) 수준을 넘어섰다. 3월 이후에는 날씨가 풀리면서 코로나19 발생 이전 규모를 완전히 회복했다.
이처럼 제주에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렌터카와 골프장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비수기 3~4만원에 그쳤던 중형차(K5)의 일일 이용요금은 12만원에서 최대 18만원에까지 이르고 있다. 소형차 아반테의 하루 총 대여료도 10만~12만원이다.
골프장 이용 요금도 인상됐다. A골프장(18홀)의 경우 그린피가 주중 18만원, 주말 22만원으로 카트비 9만원과 캐디비 13만원까지 포함하면 주말 기준 이용료가 30만원에 이른다. 대다수 골프장들이 주중 14~20만원, 주말 18~27만원(그린피 기준)에서 예약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제주지역 대중제 및 회원제 골프장 그린피 인상 폭은 지난해 10월 기준 7~11%로, 같은 기간 전국 골프장 인상 폭(2~7%)을 크게 상회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가격을 2배 이상 올린 골프장도 있다. 이 같은 가격 오름세에도 도내 골프장 예약은 5월 말까지 대부분 완료된 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제주도 물가가 비싸다는 관광객들의 볼멘소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제주도관광협회 소속 국내여행사업계가 지역 골프장과 렌터카 업계에서 코로나19 속에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행정당국의 단속을 촉구하기도 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제주 방문 관광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실태조사에서도 ‘높은 물가’는 제주 관광의 가장 큰 불만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성수기 요금을 비수기와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계절을 타는 관광업계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