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1일 차기 검찰총장 인선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여러 현상이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피의자로 입건한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장관은 21일 법무부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일정에 대한 윤곽이 잡혔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장관은 이 지검장의 수사가 요인이냐는 질문에는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 지검장이 최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드릴 말씀은 아니다”면서도 “의도적이든 또 의도적이지 않든 여러 작용과 반작용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지난 17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에 피의자로 출석했다. 이 지검장은 “수사 중단 외압이 없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검찰은 현재까지 3개월가량 조사한 내용에 비춰 이 지검장의 기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공정성 논란이 일 수 있는 만큼 기소 시점은 ‘총장 후보추천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이 지검장에 대한 수사가 총장 인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 편이다. 이 지검장을 대체할 인물을 찾는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 것이다. 이 지검장은 이번 정권에서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 요직을 거쳤고 차기 검찰총장 후보가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편 박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의 대정부질문에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검사 3명 중 2명에 대한 징계 절차 착수 계획도 밝혔다. 나머지 1명에 대해선 “감찰 쪽에서 좀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는 보고가 올라왔다”며 “조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좀 더 확인한 뒤에 절차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