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장학금 타서” 발언 사과하러 간 경찰… ‘불발’

입력 2021-04-21 04:46 수정 2021-04-21 10:18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에게 경찰 간부가 ‘윤미향 장학금’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서울 종로경찰서장이 사과의 뜻을 전하러 의원실을 방문했으나 윤미향 의원을 만나지 못했다.

이규환 종로경찰서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실을 찾았으나 의원실 측의 의사에 따라 만남 없이 돌아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윤 의원실 측은 “종로경찰서장이 어제와 오늘 전화를 걸어왔으나 이틀 모두 국회 본회의가 있어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만남을 위해서는 사전 약속이 있어야 한다. 시간을 정하고 만나자고 했는데 약속 없이 갑자기 방문했다. 막무가내로 왔으니 거부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소속 모 기동단의 기동대장 A경정은 지난 16일 오후 주한 일본대사관 앞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농성장에 방한용품 등을 반입하려는 시민을 막아 농성 참가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A경정은 “(물품을) 갖다주지 말고 집에 가라고 하세요”라며 반입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는 농성자에게 “윤미향씨 장학금 타서”라고도 언급했다. 옆에 있던 다른 경찰관들이 막아서면서 발언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대진연은 전날 “농성 참가자들은 누군가의 돈을 받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 일본에 항의하고 있는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윤 의원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기동대장이 허위사실은 물론 대학생들과 시민들을 향해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며 “경찰 측의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항의했다.

경찰은 A경정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는 한편 일본대사관 주변을 관할하는 종로경찰서장이 윤 의원을 찾아가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