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재보선 공천 불가피, 염치 없고 정신승리일 뿐”

입력 2021-04-21 00:10
2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1탄’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최진석 서강대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20일 “당헌을 고쳐서라도 4·7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염치가 없는 것이고 정신승리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최 교수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 초청 강연에서 “민주당은 성범죄 등이 일어나면 해당 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다가 말을 바꾼 것에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헌을 고쳐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면서 민주당은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피해호소인 발언 논란도 그 이후에 터져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 지난 일이지만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다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빼앗겼어도 존엄은 지킬 수 있었다”며 “공천을 하느냐 마느냐는 정치공학이고, 정치공학을 정치라고 착각하는 한 미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사달이 났는데도 민주당은 당헌을 바꾼 데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그땐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인데, 이게 다 정신승리”라고 비난했다.

최 교수는 진보와 보수 진영을 넘나드는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5년 전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정권 심판을 주장했던 그는 최근 “국가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다”며 문재인정부도 비판했다.

이날 민주당 3선 의원들이 재보선 참패 원인 진단과 당 혁신 방향을 고민하기 위해 연 별도의 초청 강연에서도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분석 전문위원은 이번 재보선을 통해 민주당이 3중의 위기(대통령·선거·민주당)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선거 이후 민주당은 ‘3대 딜레마’에 처해 있다며 미래권력 창출, 당심과 민심의 괴리, 개혁 속도조절론을 들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