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200만명’ 머나먼 백신 접종의 꿈… 동의율이 관건

입력 2021-04-20 18:44

정부가 4월까지 300만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역별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예방접종센터나 병·의원이 늘어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하루 12만명이 백신을 맞아 접종 시작 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26일 이후 이제까지 이뤄진 총 접종 숫자만큼의 추가 접종이 10일 안에 이뤄져야 이달 안에 300만명에 대한 접종을 완료할 수 있다. 접종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접종동의율이 예상보다 낮은 것도 변수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20일 “이달까지 300만명, 상반기 중 1200만명에 대한 접종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가 간의 치열한 백신 도입 경쟁과 안전성에 대한 변수를 극복해 당초 계획돼 있는 백신과 곧 계약 예정인 추가 물량을 차질 없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0시 기준으로 신규 1차 접종자는 12만1234명으로 총 163만9490명이 1차 접종을 받았다. 하루 12만여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건 처음이다. 예방접종센터 104곳이 추가돼 총 175곳이 운영을 시작한 것이 접종자 급증에 도움이 됐다. 19일부턴 지정 병·의원(위탁의료기관) 1794곳에서도 접종을 시작했다. 예방접종센터는 4월말까지 264곳으로 확대되고, 위탁의료기관도 5월말까지 1만4000여개로 늘릴 예정이다. 시설 확충을 바탕으로 접종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게 정부의 예상이다.

반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부 목표를 달성하려면 남은 10일간 접종자가 2배 늘어야 하고, 향후 두 달간 900만명이 접종을 끝내야 한다. 한 달에 450만명씩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난 1일 시작된 만 75세 이상 고령층 접종도 생각보다 더딘 상황에서 정부 예측만큼 속도가 날지 의문이다. 방역당국도 이러한 문제를 의식해 각 시·도 예방접종센터마다 ‘보유한 화이자 백신의 80%를 접종에 활용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15일 발송했다.

접종동의율이 기대만큼 높지 않은 점도 걱정거리다. 지난 19일부터 접종을 시작한 장애인·노인·보훈 돌봄 종사자와 항공승무원의 경우 대상자 33만4211명 중 접종동의자는 19만5937명에 불과했다. 동의율이 58.6%다. 특수교육·보건교사 등 학교 및 돌봄 종사자는 대상자 중에선 67.4%가 동의했다.

오는 26일부터는 보건의료인(25만7000명), 만성 신장질환자(7만7000명), 경찰 등 사회필수인력(17만3000명)을 포함해 50만7000명이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5월부터는 만 65~74세 고령층(494만3000명)도 접종을 앞두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백신 공급 차질과 접종 속도가 더디다는 우려에 대해 “두 달만 지나면 1200만명 1차 접종을 실현하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예슬 송경모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