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에서 합심했던 국민의힘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신경전이 과열되고 있다.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장제원 의원이 “김종인 꼬붕(부하)이 아니어서 참 자랑스럽다”라고 맞받아치는 등 야권의 파열음이 커지는 모양새다.
장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대선 때만 되면 유력 대선주자에게 다가가 훈수 질을 하며 정치 거간을 하려는 분들이 나타난다”며 김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유력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거취문제를 두고 김 전 위원장이 당과 윤 전 총장 사이에 이간질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뱀의 혀와 같은 독을 품고 있는 간교한 훈수”라며 “밖에서 저울질하는 것은 겁많은 졸장부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자신의 처지나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말을 바꾸어도 일말의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하는 ‘중증 인지 부조화’부터 치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또 “비판자의 말 모두가 정치적 의도와 배경이 있다고 생각하는 저렴한 인식 역시 ‘정치 거간꾼’ 답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비판해온 장 의원에 대해 “홍준표 의원 꼬붕”이라며 “상대도 안 한다. 지가 짖고 싶으면 짖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에 “노태우 꼬붕께서 하실 말씀은 아니다”라며 맞받아쳤다.
김 전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을 겨냥해서도 “도저히 이해를 못 하겠다”고 했다. 그는 “(주 권한대행은) 안철수를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고 했던 사람”이라며 “나한테는 말을 못 하고 뒤로는 안철수와 작당을 했다”고 비난했다. 장 의원뿐 아니라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주 권한대행에게도 독설을 쏟아낸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7일 치러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끝으로 당을 떠난 뒤 국민의힘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3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도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에 비유하며 “더이상 애정이 없다. 국민의 힘에는 절대로 안 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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