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은 늘고 주차 공간은 점점 더 협소해지면서 그릇된 주차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고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파트 주차장처럼 사유지에서는 운전자들이 서로 배려해 ‘주차 매너’를 지키고 올바른 주차 문화를 확립해 나가는 게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주차 행태는 다양하다. 주차 라인을 벗어나도록 차를 대거나 교통약자를 배려한 전용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주차 관련 갈등이 빈번한 장소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이다. 현행법상 아파트나 상가 내 주차장은 사유지로 분류돼 이른바 ‘무개념’ 주차 행태를 처벌할 근거도 마땅치 않다. 타인에게 피해를 준 이들은 주로 “주차 공간이 부족해서 그랬다”고 둘러댄다. 그러나 이 같은 근원적인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20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한화손해보험 등이 소개하고 있는 ‘올바른 주차 매너’들을 종합해봤다. 대다수 운전자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기본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잘못된 주차 행태는 타인의 주차와 통행을 방해하고 갈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나와 이웃의 생명과 안전도 위협할 수도 있어 피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선은 넘지 말자…기본 중에 기본이다
최근 논란이 됐던 주차 갈등 사례들을 보면 주차구역 두 칸에 한 대의 차량을 세워두는 경우가 많았다. 상식적으로 주차라인을 지키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다른 이들의 주차 공간이 줄고, 통행로 또한 좁아지기 때문이다. 주차 후 문을 열 공간이 없어 차를 타고 내리기도 힘들어지며, 끼임과 접촉 등 예상치 못한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빈 주차 공간이 많을 때도 주차라인을 지키는 건 필수다. ‘다른 빈 공간에 알아서 주차하겠지’라는 이기적인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다. 자신의 편의가 타인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불가피한 이중주차, 기어 중립은 필수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이중주차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기어를 중립에 두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어 다른 사람들이 차량을 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이중주차 후에는 반드시 타이어를 일자로 정렬해둬야 차를 옮길 수 있다.
이중주차 시에는 차를 옮겼다고 해도 다른 차량이 빠져 나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자신의 연락처를 차량에 남겨두고, 되도록 연락을 받으면 곧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주차 구역에서 가까운 곳에 머무는 게 좋다.
주차 후 내 차의 상태를 확인하자
주차 후 차량의 사이드미러는 접어두는 게 좋다. 접촉 빈도와 사고의 위험을 줄이고 통행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요즘 출시된 차들은 대부분 자동으로 접힌다. 다만 자동 접힘 기능이 없는 경우 수동으로 접은 뒤 확인할 필요가 있다.
차가 비뚤게 주차되진 않았는지 확인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운전실력이 좋다면 능력껏 기둥이나 벽 쪽으로 붙여 주차하는 것도 센스있는 주차 습관이다. 주차 공간이 좁을 때는 동승자를 먼저 내리게 한 뒤 주차하면 상대방 차에 흠집을 내는 ‘문콕’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언덕길에선 미끌림 방지책 마련해야
언덕길 주차 시에는 혹시 모를 미끌림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주차 기어와 브레이크는 필수고, 화물차처럼 중량이 큰 경우 고임목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주차 후 운전대를 벽 방향으로 돌려놔야 차가 미끄러졌을 때의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
전용 주차구역은 과감히 포기한다
최근 주차장에는 교통약자를 위한 전용 주차구역이 늘고 있다. 장애인과 여성을 위한 주차공간은 물론 경차와 친환경차 전용 주차구역도 있다. 장애인 등 전용주차구역에 멋대로 주차하는 이들에게는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경차를 위한 주차구역은 공간이 협소하다. 주차라인을 침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에는 충전기가 설치돼 있으니 내연기관차를 운행하는 차주라면 주차를 삼가야 한다. 전기차 차주여도 충전이 끝났을 때는 이동주차하는 습관을 들이면 다른 차주와의 갈등을 미연에 막을 수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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