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윤석열이 국민의힘 흙탕물 속으로 들어가겠나”

입력 2021-04-20 09:58 수정 2021-04-20 11:10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임기가 끝난 김종인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만 합당시키면 다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식의 정치를 해선 국민의 마음을 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자신이 당을 떠난 뒤 벌어지고 있는 국민의힘 내 당권 경쟁과 국민의당과의 합당 추진 등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내가 나오자마자 당의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당권 경쟁이니 뭐니, 통합이니 뭐니 하며 시끄럽게 딴짓만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우리(야당이)가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 승리에 도취돼 붕 뜨면 희망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지금 정돈되지도 않은 곳에 불쑥 들어가려고 하겠느냐”며 “국민의힘에 들어가 흙탕물에서 같이 놀면 똑같은 사람이 되는 거다. 백조가 오리밭에 가면 오리가 돼 버리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당선 확실해 진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또 국민의힘이 안철수 대표가 있는 국민의당과 합당을 시도하는 것을 거듭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합당하면 국회의원 세 사람 더 들어오는 것 외에 무슨 변화가 있겠느냐”며 “국민은 합당을 바라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가 지난 8일 퇴임사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국민의힘이 이번 보선 결과를 국민의 승리가 아니라 자신들이 승리한 것으로 착각해서 개혁의 고삐를 늦춰선 안 되며, 지금이야말로 수권정당·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철저한 자기혁신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 대표에게 국민의힘에 들어와 경선을 하라고 했던 것과 관련, “(안 대표가 입당했다면) 안철수가 서울시장이 됐을 거다. 속으로 후회가 막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시 안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고 뒤로 안 대표와 작당을 했다”며 “그 사람들이 또 지금 엉뚱한 소리(합당)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