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에 장기간 흉물로 방치돼온 빈집들이 생활정원으로 조성돼 시민들이 산책하며 쉴 수 있는 녹색 힐링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서울시는 방치된 빈집을 매입해 임대주택이나 주민 생활편의시설로 공급하는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생활정원’은 유휴공간에 시민들이 휴식 또는 재배·가꾸기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개방형 정원이다.
서울시는 올해 강북구, 성북구, 중구 등 10개 자치구에 있는 17개 빈집을 생활정원으로 조성한다고 20일 밝혔다. 지역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해당 지역에 부족한 생활SOC를 확충한다는 계획하에 동네마다 특색을 살린 정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7곳은 상반기, 10곳은 하반기 조성이 목표다. 상반기에 조성될 예정인 성북구 장위동 등 빈집 7곳은 지난해부터 철거가 시작돼 올 초부터 설계가 진행 중이다. 하반기 조성 예정인 10곳은 시가 장기간 방치된 빈집 100여 필지를 대상으로 입지 여건과 주변 환경을 분석해 추가로 선정했다. 오는 6월부터 철거를 시작할 예정이다.
성북구 장위동의 빈집 2개는 철거 후 하나로 합쳐 ‘유아체험형 생활정원’으로 조성한다. 어린이공원이 없어 아이들을 위한 정원으로 조성해 달라는 주민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언덕에 위치한 기존 지형을 활용해 미끄럼틀과 경사놀이대를 만들고 바구니 그네도 설치한다. 아울러 소나무, 왕벚나무, 덩굴장미 등 다양한 꽃‧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성북구 동소문동의 빈집 1개는 주민과 주민을 이어주는 생활정원으로 탈바꿈한다. 크고 작은 바위와 돌을 배치하고 사이사이 다양한 식물을 식재하는 방식으로 정원을 꾸밀 예정이다.
생활정원은 지난해 말~올 초 시범사업으로 3곳(도봉구‧금천구‧구로구)에 조성된데 이어 올해 17곳까지 완료되면 총 20곳으로 확대된다. 시범사업으로 조성된 생활정원 3곳엔 블루엔젤 등 수목 17종 905주, 초화류 1,580본의 꽃과 식물이 식재되고 담장미러, 그린월 등의 조형물도 설치됐다. 답답한 골목길과 칙칙한 담벼락이 넓고 초록빛의 생활정원으로 바뀌면서 지역주민들과 주변 입주민의 표정들이 밝아졌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정원 조성 이후 지역주민, 서울시 시민정원사 양성 과정을 수료한 시민정원사들의 재능기부, 봉사를 통해 생활정원을 지속적으로 가꾸고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밀집된 주택가 지역에 생긴 소규모 생활정원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생활정원 사업대상지를 추가·확대해 코로나19로 답답한 일상을 보내는 지역주민들이 활력을 찾고 스트레스가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