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지구를 향해 미지의 물체가 날아온다. 정체는 다름 아닌 ‘만두’. 지구에 가까워질수록 찐만두에서 군만두로 형태가 변한다. 이어 웅장한 배경음악이 흐르며 만두가 클로즈업되고 ‘꽉찬 풍성한 만두소’ ‘만두소의 식감’ ‘육즙 만두소의 촉촉함’ 같은 제품의 특징이 소개된다.
CJ제일제당이 19일 비비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2021 뉴 비비고 왕교자 언팩쇼’ 영상의 내용이다. 이 영상은 IT업계와 완성차 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제품 론칭쇼 콘셉트를 차용했다. 다만 주인공이 스마트폰이 아닌 만두라는 점이 차이이다.
IT·자동차 업계의 ‘언팩쇼’ 콘셉트를 차용하는 등 식품업계의 ‘펀(fun)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즐거움을 선사해 MZ세대를 끌어들일 뿐 아니라 제품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도 드러내 눈길을 끌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비비고 왕교자’를 리뉴얼한 ‘뉴 비비고 왕교자’의 출시를 맞아 19일 ‘언팩쇼’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오후 9시부터는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 ‘쇼핑라이브’를 통해 가수 딘딘과 함께 ‘비비고 NEW(뉴) 왕교자 언팩쇼’를 생방송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지난 15일 선판매를 시작해 이달 말 전국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된다.
해당 영상은 IT나 완성차 업계에서 익숙한 ‘언팩쇼’의 콘셉트와 분위기를 차용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만두의 아버지’로 소개된 강기문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글로벌 R&D센터장 등이 영상에 등장해 제품을 설명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왕교자의 맛과 모양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촬영 작업을 이틀에 걸쳐 새벽까지 진행했고, 만두 패키지 실물모형을 수백개씩 수작업으로 제작했다”고 후일담을 밝혔다.
이에 소비자들은 재미뿐 아니라 만두에 대한 진지함과 자부심도 엿보인다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만두에 대한 진심이 묻어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비비고 왕교자는 지난해 1조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자동차, 반도체 등 유력 제조업 외에 식품업계에서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으로 ‘1조원 클럽’에 들기도 했다. CJ제일제당 측은 “비비고 왕교자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냉동만두를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바꿨다”며 “앞으로도 제품과 마케팅 차별화를 통해 K-푸드 열풍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