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를 밀렵하려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중 한 명이 도주하다 코끼리에 짓밟혀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18일(현지시간)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국립공원 관리소 측은 정기순찰을 하던 중 코뿔소 밀렵꾼으로 의심되는 3명을 확인하고 추격전을 벌였다.
밀렵 혐의자들은 순찰대를 보자마자 동물을 유인하기 위해 준비한 식량과 도끼 등이 든 가방을 내던지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국립공원에서 서식하는 코끼리 무리와 마주쳤고, 이 중 한 사람이 코끼리에게 밟히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또 다른 사람은 코끼리의 공격을 받고 눈에 상처를 입었지만 도주를 멈추지 않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순찰대는 이번 일로 밀렵 혐의자 3명 중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으며, 유일하게 부상을 입지 않은 한 사람이 체포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순찰대는 눈에 부상을 입고 도주한 남성을 추적하고 있다.
순찰대 관계자는 “남성 3명 모두 코뿔소를 밀렵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소총과 도끼가 발견됐다”며 “도주 중 코끼리 무리와 맞닥뜨린 밀렵 혐의자는 후에 심한 부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망사고가 발생한 크루거국립공원은 코끼리와 코뿔소 등 ‘아프리카 빅5’로 불리는 동물들이 서식하는 곳이자 밀렵꾼들이 가장 자주 출몰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밀렵꾼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뒤 관광수입과 후원이 끊기면서 순찰대원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이 틈을 탄 밀렵이 이전보다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보츠와나는 코뿔소 밀렵을 방지하기 위해 뿔을 아예 잘라내기도 했다. 지난해 보츠와나 환경·천연자원보전관광부는 코뿔소의 뿔을 전기톱으로 잘라내 밀렵을 막고, 해당 종의 미래를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번에 쿠르거국립공원에서 코뿔소 밀렵을 시도한 남성들을 포함해 대다수 코뿔소 밀렵꾼은 코뿔소 뿔이 암 치료 등에 효능이 있다고 믿는 중국 등지로 이를 판매하고 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