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 노동자의 외침 “동료 힘들까봐 휴가도 못 가”

입력 2021-04-19 17:02
전국학비연대노동조합 제주지부가 19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학비노조 제주 제공, 뉴시스

제주 지역 학교의 급식실 노동자들이 근무여건 개선을 교육 당국에 요구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제주지부는 19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은 코로나19로 업무 환경이 악화했지만, 휴가 사용도 힘들다”며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학비노조는“코로나19로 조리 업무 외에도 방역을 위한 위생 관리 등 업무가 더 늘어났지만, 휴가를 가면 업무 과중으로 힘들어할 동료 때문에 쓸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른 학교 밀집도 조치로 등교 인원이 줄면서 조리종사자 1명당 급식 인원도 줄었다. 이에 조리종사자가 휴가를 가더라도 학교 측에서 대체인력 투입을 하지 않는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제주도교육청의 급식실 배치 기준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경우 급식 인원에 따라 조리종사자 1명당 60~130명의 식사를 책임진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60~107명이다.

노조는 “급식실 배치 기준은 식수 인원만을 토대로 정해진 것이다 보니, 코로나19로 인해 방역 업무가 추가되는 것이 반영되지 않는다”며 “조리의 양과 식판의 개수가 조금 줄었을 뿐 급식실 규모는 똑같으며 방역을 위한 탁자 닦기, 칸막이 닦기 등으로 노동 강도는 더 세졌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급식실 규모 등을 고려한 인력 조정이 필요하다”며 급식실 배치 기준 하향을 요구했다. 이 외에도 노조는 점심시간 확보, 휴게 공간 설치 등을 촉구했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