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조선소 멈춤 4년째 … 현대重 수주 대박에도 재가동 외면

입력 2021-04-19 15:47
군산조선소. 연합뉴스 사진.

전북 군산에 있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 탓에 2017년 7월1일 가동을 멈췄다. 이 조선소는 당시 종업원이 5000명을 웃돌며 군산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이후 지엠대우 군산공장까지 폐쇄되면서 군산 경제는 황폐해졌다. 지난 4년간 조선소의 정상화를 바라는 지역민들의 염원이 간절했지만 현대중공업측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 등의 답변만 일관해 왔다.

최근 조선업 회복세로 현대중공업이 사상 최대 수주를 기록하고 있지만 군산조선소 재가동에는 침묵만 지키고 있어 전북 도민들의 눈총이 커가고 있다.

19일 전북도와 군산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올 1분기 수주 실적은 분기 기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잠정 수주 실적은 선박 27척, 금액으로 28억 2000만 달러에 이르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배 가까이 된다.

세계 경기 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물동량 증가로 해상 운임이 상승하면서 선박 수주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지난 1월 현대중공업 임원진과 만나 “군산조선소 정상화 여부를 3월까지 결정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이후 기한을 4월말까지로 한 달 연장했지만 현대중공업측은 애매한 태도만 이어가고 있다.

회사측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 때문에 군산조선소 재가동 논의가 늦어지고 있다는 입장만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북도 등은 조선소의 재가동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이달 말까지 명확한 입장 발표를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도 관계자는 “군산조선소가 멈춘 지 4년이 다 되어 간다”며 “현대중공업이 이 달 중 입장을 밝히겠다고 약속한 만큼 공식 재가동을 계속 요청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산조선소는 2008년 소룡동 180만㎡ 부지에 1조 2000억원을 들여 건립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130만t급 도크 1기와 1650t급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고 2010년부터 연간 10여 척의 유조선과 벌크선 등을 건조해 왔다. 그러나 조선업 불황으로 2017년 7월 조업을 중단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