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도 뛰어든 역직구, K팝이 키운 역직구 시장

입력 2021-04-19 00:13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가 역직구 사이트 '대박(Daebak)'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유어스 이즈 대박(YOUUS is Daebak)'. GS리테일 제공

김모(59·여)씨는 최근 K팝 관련 굿즈, 한국 캐릭터 상품 등을 홍콩 등에 판매하는 ‘역직구’ 업체에서 상품 관리 등을 담당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김씨는 “해외에 소재한 역직구 업체가 인력을 구한다고 해서 소일거리 삼아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됐다”며 “동남아시아에서 최근 한국 문화와 K팝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의 수요가 늘면서 해외로부터의 역직구 수요가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외국인들이 한국 상품을 직구하는 ‘역직구’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유통업계 기업들도 역직구 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앞서 역직구 시장에 진출했던 대형마트, 백화점 등이 철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향후 역직구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해외 시장의 수요를 파악한 제품의 차별화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가 외국인을 위한 한국 상품 역직구 사이트 ‘Daebak’(대박)을 통해 컬래버레이션 박스 ‘YOUUS is Daebak’(유어스 이즈 대박)을 수출한다고 18일 밝혔다. ‘유어스 이즈 대박’은 GS리테일의 PB상품 ‘유어스’의 스낵, 구미, 음료 등 14종의 상품과 희망나비 팔찌, 희망나비 뱃지, 휴대폰스트랩 등 판촉물이 랜덤으로 제공되는 박스 패키지형 상품이다.

해외 역직구 사이트를 통한 상품 판매가 편의점 업계에서는 최초의 시도다. GS리테일 측은 “한국 여행을 못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 문화를 느끼고 한국을 여행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고자 기획됐다”며 “이번 컬래버레이션 박스를 시작으로 K-푸드 등 수출 품목을 다각화하며 지속적으로 한류문화를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 대형마트, 쇼핑몰들이 앞서 역직구 시장에 뛰어든 바 있으나 최근 폐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마트는 2015년부터 알리바바그룹의 중국 내 B2C 역직구몰인 ‘티몰 글로벌’에서 전문관을 운영해왔으나 이후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하며 지난해 폐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도 2015년 티몰 글로벌에 입점했으나 2017년 매출 저조를 이유로 문을 닫았다. 2017년 티몰 글로벌에 전문관을 개설한 신세계백화점도 철수한 상태다.

유통업계가 역직구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배경에는 자체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와 비교해 매출 또는 운영상 장점이 없다는 판단이 주요했다. 롯데마트 측은 티몰에서 운영하던 매장을 폐점하고 대신 자체 온라인 사이트인 글로벌 롯데닷컴 중심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향후 성공적인 역직구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민영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역직구 플랫폼을 통한 수출에서는 대기업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갖춘 중소 민간업체가 더 유리할 수 있다”며 “한국 문화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은 동남아 시장의 특성을 이해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