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갯벌 고립사고 급증…소방당국 대응태세 강화

입력 2021-04-18 13:24
지난 10일 갯벌 고립자를 구조한 충남119특수구조단. 충남소방본부 제공

최근 충남 갯벌에서 고립사고가 급증함에 따라 충남소방본부가 ‘갯벌 고립사고 인명구조대책’을 발표했다.

18일 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도내에서 발생한 갯벌 고립사고는 총 175건이다.

연도별로는 2018년 33건, 2019년 42건에 이어 지난해 100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교적 타인과의 접촉이 적은 바다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발생 시기는 여름철인 6~9월에만 전체의 56.6%인 99건이 몰렸다. 사고가 가장 잦은 시간대는 총 72건이 발생한 오후 8시부터 오전 4시 사이였다.

고립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73건의 사고가 발생한 태안군이었다. 태안은 바다를 접한 도내 6개 시군 중 해변이 가장 많고 갯벌 체험에 최적화된 지역이다.

이밖에 체력·방향감각이 다소 떨어지는 60대 이상의 요구조자가 34명(35%)에 달했다.

서해안 갯벌은 완만한 대신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다. 밀물 속도는 시속 7~15㎞로 건장한 성인의 걸음 속도보다 2~3배 빨라 밀물이 시작된 후 대피를 시작하면 매우 위험하다.

현지 지형지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갯벌 출입을 자제하고, 물때를 사전에 인지해 해무 발생 시 즉시 대피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10일 홍성군 서부면에서 해루질을 하다 방파제와 갯벌에 고립된 부부가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으며, 16일에도 태안군 안면읍에서 해루질을 하다 고립된 여성 1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도 소방본부는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맞춤형 장비를 도입하고 대응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먼저 널배와 수난구조 기능을 모두 갖춘 ‘갯벌 인명구조용 보드’를 제작해 태안 등 도내 6개 소방서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 장비에 대한 현지적응 훈련은 상반기 중 모두 완료한다.

또 수난구조 장비 가동상태 유지 및 주요 갯벌체험장 현황과 출동로 파악도 강화하기로 했다.

조영학 충남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장은 “갯벌 고립사고 인명구조의 핵심은 신속한 접근”이라며 “새로운 장비 도입과 반복적 훈련으로 갯벌 고립사고 대응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