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방역교란 인사에 방역 맡기나” 기모란 임명철회 요구

입력 2021-04-18 11:32
국민의힘은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발탁된 데 대해 “방역 교란 인사를 방역 핵심에 세웠다”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지난 16일 청와대 개편 때 신설된 방역기획관은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백신 접종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그간 사회정책비서관이 맡아온 방역 관련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청와대는 중국인 입국 금지를 반대하고 백신을 조속히 접종할 필요가 없다는 등 ‘정치방역’ 여론을 주도한 기 교수를 방역기획관에 기용했다”며 “왜 방역을 교란했던 인사를 오히려 방역의 핵심에 세우나”고 비판했다.

이어 “정은경 질병청장의 힘을 빼고 대놓고 정치방역하겠다는 선언인지 의료계의 우려가 크다”며 “즉각 임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배 대변인은 “앞으로 어떻게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5월 하순 미국 방문에서 모더나와 화이자의 남은 백신을 가져와야 할 처지다. 가혹한 정부는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하는데 무능한 정부는 저승사자보다 무섭다”고도 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런 분을 방역기획관으로 임명하는 인사는 도대체 무슨 셈법이냐”이라며 날을 세웠다.

윤 의원은 “이분은 백신 확보 전쟁이 한창일 때 국민을 혹세무민했고 바로 그 백신 문제 때문에 전문가들로부터 ‘자기 분야 학문을 배신하면서까지 정권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17일 논평에서도 “전문가 자질이 의심되고, 정치적 편향성도 드러냈다”면서 기 기획관 임명을 반대했다.

황규한 상근부대변인은 “기 교수 남편은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남 양산 갑에 출마한 바 있다. 기 교수 임명은 또 하나의 보은 인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의 코로나 대응 실패가 방역전담 직책이 없어서는 아니겠지만, 백번 양보해 자리를 만들었다면 적어도 중립적인 시각을 가진, 전문가 중 전문가를 앉혔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황 부대변인은 “(기 기획관은) 초기 대응에 분수령이 될 수 있었던 ‘중국발 입국 금지’를 반대한 것은 물론이고 ‘코로나로 인해 휴교할 필요가 없다’는 안이한 인식도 드러냈다”며 “김어준씨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코로나 확산은 광복절 집회’ 때문이라며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진영 논리를 보여줬다”는 언급도 했다.

또 “‘화이자·모더나 백신 구매를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 ‘다른 나라에서 먼저 접종하는 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고마운 것이다’라며 국민 불안은 안중에도 없이, 백신 확보에 무능했던 정부를 일방적으로 옹호하기 위해 궤변을 늘어놨다”면서 “이런 기 교수가 방역 업무를 수행한다면, 그 무능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일 것”이라고 논평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