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년 여왕 곁 지킨 필립공 영면…윌리엄·해리 형제 화해?

입력 2021-04-18 05:31 수정 2021-04-18 09:51
연합뉴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든버러 공작)의 장례식이 현지시간으로 17일 런던 교외 윈저성에서 엄수됐다. 필립공은 지난 9일 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날 장례식에선 윌리엄 왕세손과 동생 해리 왕자가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17일 오후 3시에 거행된 장례식에는 여왕과 자녀 등 직계가족과 가까운 친척 30명만 참석했다. 코로나19로 방역 지침에 따라 장례 규모가 크게 줄었다. 이날 장례식엔 필립공의 손자인 해리 왕자도 참석했다. 해리 왕자의 아내 메건 마클은 임신 중인 만큼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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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윌리엄 왕세손과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형의 부인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과도 이야기했다. dpa통신은 이 형제의 대화가 편안해 보였다고 전했다. 장례식 15분 전엔 그레나디어 가즈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고인의 시신을 실은 랜드로버 운구차가 윈저성 궁에서 세인트 조지 예배당까지 이동했다. 이 랜드로버 차량은 관을 실을 수 있게 개조한 것으로 필립공도 디자인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찰스 왕세자 등 직계가족 9명은 이 영구차를 8분가량 따라 걷었다. 여왕은 그 뒤에서 차량으로 이동했다.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는 사촌인 피터 필립스를 사이에 두고 떨어진 채 걸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지난해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과 결별한 이후 불화설이 나왔던 두 형제 사이에 어색한 장면이 나타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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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왕자와 그의 부인 메건 마클은 지난해 1월 왕실로부터의 독립을 전격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났으며, 최근 미국 방송인 윈프리와 인터뷰에서 마클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얘기를 꺼내 왕실을 뒤흔들었다.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는 할아버지 장례식을 계기로 1년여 만에 처음 만난 것이다.

운구 행렬은 보병부대와 해병대 등이 호위했다. 장례식 시작에 앞서 전국적으로 1분간의 묵념이 진행됐다. 장례 예배는 세인트 조지 예배당의 주임 사제 데이비드 코너 주교가 집전했다. 이날 장례식은 텔레비전을 통해 영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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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여왕은 가족과 떨어져 홀로 앉아 있었다. 4명으로 구성된 성가대가 필립공이 생전에 직접 고른 찬송가를 불렀다. 장례식 끝에 필립공의 관은 세인트 조지 예배당 지하에 있는 ‘로열 볼트’에 안치됐다. 여왕이 사망한 이후 이들 부부의 시신은 윈저성 근처 왕립 묘지에 묻힐 것으로 예상된다. 장례식을 끝으로 공식 애도 기간은 종료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