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도지코인의 하루 거래대금이 17조원대를 기록했다. 코스피의 일 평균 거래대금을 웃도는 금액이다. 하루 사이 3배 이상 급등한 도지코인의 시가총액은 50조원을 돌파했다.
17일 가상화폐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1분 기준 업비트 원화 시장에서 도지코인의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17조18억원이었다. 전날 코스피 거래대금(15조5421억원), 4월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14조9372억원)을 넘은 수치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화폐)의 하루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초월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업비트 원화 시장에서 거래되는 여타 가상화폐들과 비교해봐도 도지코인의 거래규모는 최소 5배 이상이다. 거래대금 규모를 기준으로 2~4위에 있는 가상화폐 리플·칠리즈·이더리움클래식 등은 2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10위에 있는 비트코인의 하루 거래대금은 7720억원대로 도지코인과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16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개당 0.4달러를 웃도는 신고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한때 520억 달러(약 58조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재는 0.36~0.39달러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도지코인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도지코인이 24시간 동안 3배 뛰었다”며 “바클레이즈(시가총액 440억 달러), 로이드(420억 달러), 크레디아그리콜(430억 달러) 등 영국과 프랑스의 대형 투자은행 시총을 넘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도지코인의 1년 전 가격은 0.002달러, 시총은 2억5000만 달러(2780억원)였다”며 “1년 만에 1만8000% 이상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는 도지코인 관련 트윗을 올리며 상승세를 부추겼다. 머스크는 지난 15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의 작품 ‘달을 향해 짖는 개(Dog Barking at the Moon)’의 이미지와 함께 ‘Doge Barking at the Moon(달을 향해 짖는 도지)’라는 글을 올렸다. ‘달’은 자본시장에서 가격 급등을 뜻하는 은어로 사용된다. CNN은 “머스크가 트윗을 올린 뒤 도지코인 가격이 100% 이상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만든 가상화폐다. 이들은 당시 유행하던 인터넷 밈(meme)인 일본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채택하고 화폐 명칭도 시바견 밈을 뜻하는 도지를 그대로 인용해 ‘도지코인’으로 정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