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13명’ 절반 규모로 출발하는 공수처…김진욱 “호시우행” 주문

입력 2021-04-16 16:55 수정 2021-04-16 17:00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 13명이 임명되면서 공수처가 본격적인 수사 체제로 전환됐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새로 임명된 검사들에게 “호시우행의 자세로 직무에 매진할 것”을 주문하는 동시에 언론에는 “지켜봐 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공수처는 16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신임 부장검사 2명과 평검사 11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최석규 신임 부장검사를 대표로 선서식을 진행했다.

김 처장은 검사들에게 “다른 수사기관과 달리 공수처는 태동기에 있어 인적·물적 기반 등이 취약한 상황”이라며 “주어진 권한 내에서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주어진 소임을 다하는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로 직무에 매진하자”고 당부했다. 호시우행은 호랑이의 눈빛을 간직한 채 소 걸음으로 간다는 뜻이다. 예리하게 상황을 판단하되 행동은 끈기있게 이어가는 모습을 일컫는다.

김 처장의 발언은 공수처 검사 임명 결과 반쪽짜리 출발을 하게 됐다는 일부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처장은 이날 출근길에서도 ‘검사 인원이 적은데 수사에 무리가 없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켜보시죠”라고 짧게 답했다. 법이 정한 공수처 검사 정원은 처장과 차장을 제외한 23명이다. 앞서 공수처 인사위원회는 19명을 인사혁신처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임명된 인원은 13명으로 정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공수처에 검사 출신이 적어 수사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공수처 평검사 중 검사 출신은 3명이다. 2명의 부장검사 중에는 김성문 부장검사가 서울서부지검, 부산지검 등에서 17년간 근무한 검찰 출신이다. 이를 두고 “억지로 인원수를 채워서 출발하는 것보다 수사력이 우수한 인재를 추후에 더 뽑는 게 낫다”는 평가와 “절반의 규모로 언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느냐”는 지적이 함께 나오는 상황이다.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최 부장검사는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장검사도 “열심히 하겠다”는 짧은 소감을 남겼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