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논란에 모리뉴 감독 “사랑받고 있다”

입력 2021-04-16 15:05
손흥민(왼쪽)과 무리뉴 감독. EPA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 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주제 무리뉴 감독이 소셜 미디어(SNS)에서 인종차별 피해를 손흥민(29)이 “이젠 괜찮다. 사랑받고 있다”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무리뉴 감독은 17일(한국시간) 에버턴과의 2020-2021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상태에 관한 질문에 “그는 괜찮은 것 같다. 그는 여기서나 집에서나 사랑받고 있다”며 “필요한 지지를 받고 있고,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맨유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경기 뒤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그를 비난하는 맨유 팬들의 댓글이 줄을 잇자 대응한 토트넘. 토트넘 트위터 캡처

손흥민은 지난 1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31라운드 이후 맨유 팬들에게 SNS를 통해 집단으로 인종차별을 당했다. 상대팀 스콧 맥토니미가 전반 33분 손흥민의 얼굴을 가격해 쓰러졌는데, 이 때문에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을 거쳐 맨유 에딘손 카바니가 세운 득점이 취소됐다. 골이 취소되는 상황을 겪은 맨유지만 3대1 승리를 거뒀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성 손(SON)을 이용해 “내 아들(My Son)이 그런 행동을 하면 밥을 주지 않고 굶길 것”이라며 “심판이 명백한 오심을 저질렀다”고 말하고 손흥민이 ‘할리우드 액션’을 했다는 여론을 부추겼다. 이에 분노한 일부 맨유 팬들이 손흥민을 향해 “개나 먹어라” “DVD나 팔아라” “눈 작은 선수” “쌀 먹는 사기꾼”과 같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후 우울한 표정으로 “슬프고 속상하다”며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무리뉴 감독은 솔샤르 감독을 비판하면서 설전이 일었고, 토트넘은 SNS에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알리고는 “우리는 손흥민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에버턴전을 앞두고 훈련에 임하는 손흥민. 토트넘 SNS

무리뉴 감독은 “두 팀의 격차가 크지 않고 비슷한 목표를 지닌 만큼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라며 “중요한 경기인만큼 집중해서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EPL 7위에 머문 토트넘(승점 49) 8위 에버턴(승점 48)과의 맞대결을 잡아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의 희망을 밝힐 수 있다.

지난 2월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5라운드에서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에버턴과 역대 8차례 대결에서 3골 6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손흥민이 팀을 구하는 해결사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