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야구대표팀 전임 감독이 도쿄 올림픽에서 ‘베이징 신화’를 다시 쓰기 위한 ‘투수 구하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김 감독은 대표팀 최일언 투수코치, 김재현 타격코치, 이종열 수비코치와 함께 18일 서울 잠실구장을 찾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참관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시작 후 전국 구장을 돌며 조용히 후보 선수들의 기량을 지켜봤지만, 정규 시즌 경기를 보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대표팀이 9전 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거는 신화를 썼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면서 더 기회가 오지 않았다. 도쿄에서 야구 종목이 13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7월 23일 도쿄올림픽 개막까지 이제 단 98일이 남았다. 남은 날짜가 두 자릿수로 줄어들면서 ‘투수 옥석 가리기’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김 감독은 이날 “야수는 그동안 많이 봐온 만큼 많은 변화를 줘야 하는 투수들의 실력을 주의 깊게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앞서 지난 2019년 11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마운드를 이끌어온 한국 대표 좌완 두 명인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이들을 대체할 에이스 투수 자원이 절실하다.
이번 대표팀 ‘옥석 고르기’에선 대표팀이 목말라하던 새로운 우완 투수 등장의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신인왕을 받은 소형준(KT 위즈)이 우완 선발 후보로 거론된다. 좌완 에이스의 계보는 구창모(NC 다이노스)가 이을 것으로 기대를 받는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뿐만 아니라 6월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와 세인트루시 카운티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미주대륙 최종 예선에도 코치진을 대동하고 참관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기록 등을 참고할 수도 있지만, 코치진이 직접 경쟁팀 선수들을 보고 알아야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행 티켓 1장이 걸린 미주대륙 최종 예선에는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캐나다, 쿠바 등 8개 나라가 참가한다. 도쿄올림픽 야구 본선에서는 6개국이 경쟁하는데 한국과 일본, 이스라엘, 멕시코가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마지막 남은 한장은 미주대륙 최종 예선 2, 3위 국가가 대만 타이중에서 마지막 출전권 1장을 놓고 세계 최종예선을 치러야 한다.
앞서 KBO 사무국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공동으로 심의해 뽑은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예비 선수 명단 154명을 지난달 22일 발표했다. 여기에는 메이저리거 출신 추신수(39·SSG 랜더스)와 현재 미국프로야구에서 뛰는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 등 KBO리그 소속 선수 136명, 해외리그 선수 4명, 아마추어 선수 14명이 포함됐다.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 24명은 6월쯤 결정된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