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올 시즌 초반 부진한 흐름을 끊을까. 2021시즌 프로야구 KBO리그 최하위로 처진 KT의 과제는 지난해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고 일본 한신 타이거즈로 떠난 강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의 공백을 채우는 일이다. KT의 이강철 감독은 그 과제의 답을 타순 조정에서 찾고 있다.
이 감독은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가진 KBO리그 원정경기에 3번 타자 강백호, 4번 타자 황재균, 5번 타자 조일로 알몬테로 중심타선을 구성했다. 두산 원정 3연전을 시작한 지난 13일 테이블세터에서 중심타자로 공격이 연결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4번 타자로 시즌을 출발했던 강백호를 3번 타자로 끌어올렸다. 로하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지난해 12월 합류해 올 시즌 초반 3번과 5번으로 타순을 조정해온 알몬테는 2경기 연속으로 4번 타자를 맡고, 이날 5번 타자로 돌아갔다. 그 사이에 황재균이 들어갔다.
주목할 것은 3번 타자 강백호다. 이 감독은 지난 13일 타순 조정에 대해 “개막 7경기를 보면 3번 타순에서 이닝을 마치는 경우가 많았다. 3번에 가장 잘 치는 타자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KT 타자 대부분은 2할대 타율을 가리키고 있다. 시즌 초반 ‘투고타저’ 현상이 나타난 점을 감안해도 3할대 타율을 유지하는 주전 타자가 강백호와 배정대 정도밖에 없다는 점은 개선할 과제다.
강백호는 로하스와 함께 KT 타선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지난해의 타격감을 올해에도 이어가고 있다. 그중 로하스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팀을 떠났다. 로하스는 지난해 KBO리그 142경기에 출전해 47홈런 135타점 116득점 타율 0.349를 기록해 각 부문 1위를 차지했다. KBO에서 시상하는 타격 8개 부문 중 4개를 독식한 셈이다. 리그 MVP 역시 로하스였다.
KT는 지난해 강백호와 로하스를 동력으로 삼아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쾌거를 이뤘고,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해 3위에서 완주했다. 2013년 창단하고 2015년 1군으로 합류한 뒤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KT는 언제든 중위권 위로 도약할 힘을 가진 팀이다.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가을야구로 넘어갔다. 시즌 초반과 완주 시점의 성적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로 3년째 KT를 지휘한 이 감독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을 발굴하고, 시즌을 길게 보면서 팀의 힘을 분배한다. 타선도 조금씩 살아나고 이 감독의 신뢰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알몬테와 유한준은 타율 3할의 사선을 오가며 방망이를 예열하고 있다.
KT는 16일부터 경기도 수원 안방에서 키움을 상대로 주말 3연전을 펼친다. 키움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100타점-100득점(지난해 109타점-111득점)’을 기록한 김하성의 부재에도 5할 안팎의 승률을 기록하며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다. 다만 마운드의 힘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 타순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KT의 입장에선 윤곽을 잡기에 적합한 상대를 만나게 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