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자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자진 탈당했다. 4·7 재보궐선거 투표 당일 사건이 벌어진 지 일주일 만이다.
송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가슴이 찢어지고 복잡한 심경이지만 더 이상 당의 누가 되지 않기 위해 국민의힘을 떠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8년 보궐선거로 국회에 들어온 이후 자신이 해 온 일을 쭉 열거한 뒤 “이같은 노력은 4·7 재보선 개표 상황실을 준비하는 과정 중 아쉬웠던 부분을 피력하다가 일부 사무처 당직자 동지들에게 과도한 언행을 하면서 한 순간 물거품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모든 것이 다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돌아보며 매사에 경각심을 갖고 의정활동에 임하겠다”며 “처절히 반성하고 대한민국과 국민의힘 발전을 위해 당의 외곽에서 백의종군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지역구인 경북 김천 시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송 의원은 4·7 재보선 개표 상황실이 마련된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당직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면서 논란을 불렀다. 그는 사무처 노조에 서면으로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보냈지만,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국민의힘은 그를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12일 “자세를 낮추고 국민들께 겸손하게 나가도 모자랄 판에 당의 변화와 쇄신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중징계를 예고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 연석회의에서 “저는 이런 잘못된 ‘갑질’ 행태가 있었을 때, 우리 당에서 신속하게 긴급 윤리위를 소집해서 엄격하게 처리했어야 옳았다고 생각한다”며 공개적으로 송 의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 행동연대가 송 의원을 고발하고, 지난 12일 사건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배당되면서 송 의원은 경찰 수사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