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봉을 미룬 서복이 15일 국내 최초로 영화관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매체인 티빙에서 동시 개봉한다. 코로나로 극심한 침체기에 빠진 이 순간, 서복은 영화관에 먼저 도전장을 내민 ‘자산어보’와 넷플릭스로 OTT시장에 뛰어든 ‘승리호’의 중간을 택한 것이다. 16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투입한 서복의 성패가 OTT와 영화관 동시 개봉이라는 새로운 길이 확장될 바로미터가 될 예정이다.
OTT와 영화관에 동시에 발을 내밀었던 건 서복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극장 개봉을 시도했지만 국내 영화관 측 반발로 무산됐다. 넷플릭스 동시 공개를 선택하니 국내 영화관 3사인 CGV와 롯데시네마 그리고 메가박스가 모두 보이콧했다. 플랫폼 유통을 일정기간 제한하는 홀드백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기존 관객의 7~80%가 사라졌다”며 ‘고난의 행군’을 하면서 영화관이 버틸 여력이 사라졌다.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자산어보’가 국내 영화 개봉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는걸 보여준다. 이준익 감독의 신작 ‘자산어보’는 코로나 시대 국내 영화 개봉의 바로미터 역할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비관적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개봉한 자산어보는 13일 기준 27만415명의 관객을 끌어모았지만 손익분기점에는 한참 못미친다. 자산어보측은 “총 제작비 60억원이 들어가서 관객 160만명이 넘어서야 수익이 난다”며 “영화관 수입만으로 수익을 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더 높은 24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했던 ‘승리호’는 앞서 넷플릭스 단독 개봉으로 방향을 틀었다. 영화관에만 의존한다면 손익분기점이 관객 580만명이 넘어설 때였기 때문이다. 역대 박스오피스 81위인 캡틴 마블(2019년 3월 6일 개봉)이 580만1069명으로 코로나 이전 상황에선 충분히 가능한 수치였지만 지금은 어렵다. 2020년 이후 작품 중 박스오피스 100위 안에 드는 작품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렇게 국내 개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넷플릭스에 선판매를 선택한 승리호는 수익으로 6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기는 결과를 얻어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