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아기’ 폭행, 숨져가는데…손님불러 고기먹은 부부

입력 2021-04-14 16:41 수정 2021-04-14 16:42
비정한 20대 부모. 연합뉴스

생후 2주 된 아들을 던지고 때려 숨지게 한 부부가 폭행 후유증으로 이상증세를 보이는 아이를 두고 지인을 불러 그 옆에서 식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친부 A씨(24·남)와 친모 B씨(22·여)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공소사실을 읽으며 사건의 끔찍함을 강조했다.

검찰은 “A씨는 피해자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높게 들어 올린 뒤 이리저리 위험하게 흔들다가 B씨에게 ‘네가 받아’라고 말하며 던졌다”면서 “피해자는 침대 프레임에 정수리를 부딪쳐 오른쪽 눈을 뜨지 못하고 경기를 일으키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이후 얼굴을 세게 가격당해 이상증세가 더 심해지고 있었다”며 “젖병을 빨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하고 있는데 (부부는) 지인을 집으로 초대해 고기를 먹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어 “피해자의 사망을 예견하면서도 멍을 지우는 방법을 검색하고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며 “피해자는 결국 두부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피해자의 얼굴을 손으로 때리는데도 B씨는 이를 말리지 않고 방치했다”며 “이들은 법률상 피해자를 기를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첫째 딸도 학대한 적이 있어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A씨에게 살인 혐의를, B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그런데 A씨 등은 이날 재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공소사실의 사실관계 대부분을 인정했지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이들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재판장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A씨 등은 지난 2월 3일부터 9일까지 전북 익산시 한 오피스텔에서 생후 2주 된 아들을 침대에 던지고 손바닥으로 얼굴, 허벅지, 발바닥 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부부는 수사기관에서 이러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서로에게 아이의 사망 책임을 떠미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