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관료, 오염수 방류 비판에 “中, 韓 따위 듣기 싫다”

입력 2021-04-14 16:23 수정 2021-04-14 16:25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안에 보관돼있는 오염수 탱크 모습. 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고위 관료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과 한국 따위에는 (비판을)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산케이는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한국을 포함한 외국 정부, 국제사회에 이해를 얻으려고 노력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 발언을 소개하면서 다른 고위 관리의 이 같은 발언을 익명으로 전했다.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해 주변국에 이해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관방장관 발언과 함께 한국과 중국을 무시하는 익명 관료의 막말을 보도한 셈이다.

망언은 이뿐만이 아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전날 오염수에 대해 “그 물을 마시더라도 별일 없다”면서 “중국이나 한국(의 원전)이 바다에 방출하고 있는 것 이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해양 방류 결정이 과학적 근거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더 빨리 결정했더라면…’하는 생각을 한다”고도 했다.

산케이는 또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가 당내 모임에서 오염수 방류 관련 중국과 한국의 비판에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다고 말할 수 없다”며 “감정적이고 다른 의도가 얽힌 주장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공명당은 집권 자민당과 함께 일본의 연립 내각을 구성하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폐수 방류 결정을 규탄하는 팻말이 바닥에 붙어 있다. 연합뉴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