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44조 ‘그랩’ 나스닥 상장… SK㈜, 투자전문사로 자리매김

입력 2021-04-14 16:22
그랩 차량. SK㈜ 제공.

‘동남아 우버’ 그랩이 나스닥 상장 추진을 공식화했다. 2500억원을 투자한 SK㈜도 투자전문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4일 SK그룹의 지주회사 SK㈜에 따르면 동남아 모빌리티 기업 그랩(Grab)이 올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그랩은 스팩 상장 기업 중 사상 최대규모인 약 396억달러(약 44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그랩은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으로 시작해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8개국 200여개 도시에서 음식 배달, 금융, 결제, 쇼핑 등을 아우르는 종합 경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그랩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70% 증가하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SK㈜는 2018년 그랩에 2500억원을 투자했다. 그랩 상장이 완료되면 SK 지분가치는 5900억원으로 투자금 대비 2.4배 정도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2018년 120억원을 투자한 이스라엘의 자동차 빅데이터 기업 오토노모(Otonomo)가 2분기에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2017년 400억원을 투자한 미국의 ‘모빌리티계 에어비앤비’ 투로(Turo)도 하반기에 상장이 예상된다.

SK㈜는 모빌리티 산업의 유망 기업들에 선제적 투자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2017년 투자전문회사 전환을 선언한 SK㈜는 첨단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4대 핵심사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선 영문 사명을 지주회사를 뜻하는 ‘홀딩스’를 빼고 ‘SK Inc.’로 바꾸기도 했다. 현재 SK그룹은 SK㈜의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