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지난해 3월 고용 충격이 닥쳤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고, 여전히 민간이 아닌 공공 일자리가 고용을 이끄는 상황이어서 취업시장이 회복됐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3월 고용동향’을 통해 지난달 취업자는 269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1만4000명 늘었다고 14일 밝혔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59.8%로 전년 동월 대비 0.3% 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취업자는 지난해 3월(-19만5000만명)부터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 2월 15일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2020년 3월 고용충격의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며 “음식·숙박업, 교육서비스업 중심으로 지표가 개선됐고 정부 일자리사업 영향 등으로 보건복지업 등 관련산업 취업자가 확대된 효과”라고 말했다.
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회복세라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먼저 산업별로 보면 공공일자리 분야인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7만1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9만4000명)에서 취업자가 늘었을 뿐, 도·소매업(-16만8000명), 숙박·음식점업(-2만8000명)에서는 감소세가 지속됐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고용이 얼마나 회복이 됐는지를 판단하려면 피해를 많이 입은 업종이 얼마나 회복됐느냐를 봐야 하는데,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은 여전히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연령별로 봐도 30대와 40대가 각각 17만명, 8만5000명 줄었다. 정 국장은 “30대의 경우 제조업, 기타개인서비스업을 중심으로, 40대의 경우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에서 취업자 감소가 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5~29세 청년층(14만8000명)을 포함해 50대(1만3000명), 60대 이상(40만8000명)에서는 취업자가 증가했다. 특히 청년층은 교육서비스·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1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고용상황이 워낙 안 좋았던 터여서 취업자 수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연구위원은 “재정 일자리 효과를 빼고 보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긴 어렵고,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변수”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회복세가 민간 일자리 중심으로 지속·확대되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