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나쁜 놈 XX야” 측근 채용 지시하며 욕설한 마사회장

입력 2021-04-14 06:44 수정 2021-04-14 09:40
SBS 뉴스 화면 캡처

김우남 마사회장이 자신의 측근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하는 것을 반대한 인사 담당자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13일 마사회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월 취임한 후 의원 시절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특채하라고 지시했다. 마사회 인사 규정에 따르면 회장은 조건부 채용으로 비서실장과 운전기사를 채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인사 담당자는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가 해당 조항에 대해 채용비리 발생이 우려된다며 개선 권고를 내린 점을 들어 반대 의견을 냈다. 이 담당자는 또 공기업인 마사회의 주무 정부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 의견을 물어 “특별채용을 하지 말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김 회장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이에 김 회장은 폭언을 쏟아냈다. SBS는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 파일엔 “이 XX가 내가 12년 국회의원을 그냥 한 줄 알아 이 자식아”라며 담당자에게 채용 여부를 다시 검토하라고 했다.

농식품부 의견을 보고하자 김 회장은 “정부지침이든 나발이든 이 XX야. 법적 근거는 이 자식아 저 마사회법이 우선이지. XX야”라고 했다. 담당자가 마사회법 규정 사항이 아니라 마사회 내규라는 점을 재차 설명하자 김 회장은 “내가 책임질 일이지 씨X. 니가 방해할 일은 아니잖아. 천하의 나쁜 놈의 XX야”라고 했다.

결국 김 회장은 해당 측근을 비서실장 대신 월 700만원 급여를 받는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인사 담당자는 30년 넘게 마사회에 몸담은 직원으로 현재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회장 측은 SBS에 “결과적으로 채용하지 않았으니 부정 채용은 아니다”라며 “업무 미숙으로 질책하던 중 부적절한 언행이 있어 당사자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마사회 관계자도 “채용과 관련해 인사 규정상 문제가 없다”며 “채용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막말’을 한 것은 사과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폭언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 파악에 들어갔다.

한편 김 회장은 제17대, 18대 19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14~2016년 마사회를 피감기관으로 하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내 경선에서 오영훈 후보에게 패배해 불출마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