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수입 3만t 일본 수산물 어쩌나… 삼중수소 피폭 불가피

입력 2021-04-13 17:39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수입된 일본산 수산물은 10만t이 넘는다. 수산정책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13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산물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지만, 삼중수소(트리튬) 등 유해물질에 대한 국민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준영 해수부 차관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는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어떠한 조치와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단 해수부는 수입수산물에 대한 유통이력 관리와 원산지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수입된 일본산 수산물은 약 10만7700t 가량 된다. 해수부 통계로도 연간 수입하는 일본산 수산물은 3만t 정도다. 해수부는 특히 원산지 위반 적발이 잦고, 소비자 민감도가 높은 수산물을 중점품목으로 지정해 연중 집중 단속하고, 위반 시 강하게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 등 일본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은 수입을 금지하고 있고, 그 외 지역의 일본산 수산물은 수입 시 식약처 주관으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박 차관은 “수산물 40종에 대해 2016년도 이후 매년 2000건 이상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는데, 올해 3000건 이상으로 검사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중수소, 세슘 등 원전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의 국내 해역 유입 관리 방안도 제시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에는 유전자 변형, 생식기능 저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삼중수소(트리튬)가 들어있다. 삼중수소가 바다에 뿌려지면 한국, 중국 등 인근 국가에 서식하는 수산물에 흡수되고 결국 이를 섭취한 인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삼중수소는 일본 측 주장과 달리 다핵종제거설비(ALPS)로도 완벽히 제거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펴낸 자료에 따르면 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한 115만t의 오염수 중 안전 기준치를 통과한 건 30%뿐이었다. 나머지에서는 스트론튬90이 검출됐다. 스트론튬90은 인체에 가장 위험한 것으로 알려진 핵분열 생성물질로, 극소량으로도 골육종이나 백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밖에 탄소14도 생물에 축적되는 방사성 물질로 유전적 돌연변이를 만들 수 있다.

해수부는 항만에서 기상·해양 관측을 하는 지점인 조사정점과 연간 조사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해양방출 전·후의 바다환경 변화를 선제적으로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항만 조사정점 7곳을 추가한 바 있으며, 올해는 동·남해 및 제주해역 등 주요 해역의 13개 조사정점에 대한 연간 조사횟수를 4회에서 6회로 늘릴 계획이다.

세종=신재희 기자, 박민지 기자 jshin@kmib.co.kr